밤의 창.

몇주에 한번 정도 가는 부모님 집에는

 

평소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빨라서 인지.

 

잠자리가 바뀐 예민함 인지.

 

쉽게 잠들지 못한다.

 

며칠전에도.

 

책을 좀 뒤적거리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건만

잠은 오지 않고 있었다.

 

덥다고 열어둔 창문은

불을 켜두었을 때는 먼 가로등 몇개만 보였을 뿐이지만

점차.

점차.

먼산의 실루엣과

그 아래 집의 담장.

그리고 그들을 감싸는 덩쿨의 잎새까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

달이 구름 밖으로 나왔구나.

 

어둠속에 적응이 된 눈은

명암만으로 세계를 그려주고 있었다.

살며시

창에 턱을 괴고 보고 있으니,

더위를 못참은 듯.

집 밖으로 나와 축 늘어진채 잠든 개와

저 먼 가로등의 불빛들.

흘러가든 구름에 빛을 발하기도 숨기도 하는 달빛이 느껴졌다.

 

잠깐의 소나기에

밖에서 잠든 개가 놀래서 개집으로 숨었다가.

그친 후에 밖으로 나와 몸을 털고 이리 저리 움직이다.

다시 개집밖에서 잠드는 모습에 웃기도 하고,

 

이런 창은 마음에 드네 라는 생각을 담고

다시 잠들어보자 라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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